아침에 일어나 공복 몸무게를 재고
아침 산책으로 상큼하게 하루를 시작하려 했다.
그런데 공복 몸무게 재는 순간 내 눈에 들어온
신발장 위 우편함들. 그리고 내 이름 칸에도
편지가 하나 놓여 있길래 보니 아야짱이
무려 일본에서 미국으로 보내준 연하장이었다.
'아, 맞아. 그러고보니 편지를 보내고 싶대서
집 주소를 알려줬었는데..'
2021년 12월 21일 일본에서 비행기편으로
날아온 이 소중한 편지. 일단은 시간이 없었으므로
봉투 사진만 찍어서 아야짱에게 잘 받았다고,
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기쁜 마음으로 산책을 했다.
40분을 걷고 돌아와 열어본 편지에는
명불허전, 여전히 대단한, 아니, 사실 더 는 듯한
한국어로 빼곡히 예쁜 글씨들이 쓰여져 있었다.
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을 수도 있는
작은 다툼을 끝으로 아야짱이 한국 워홀 후
일본에 돌아갔을 때 우리는 감정이 상했었다.
그리고 더이상 연락을 주고 받지 않게 됐다.
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지만
쉽게 실천으로 옮기지는 못하고 그녀는 그녀대로
본가에서 가족의 일을 도우며 충실하게
하루하루를 보냈고, 나는 그 사이에
미국이라는 아주 새로운 환경으로 이주를 했고
나도 나름대로 즐겁고 충실한 매일을 보내왔다.
그러던 중 내 생일을 맞아 그녀가 먼저
용기를 내어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내주었고
그 날을 계기로 우리는 다시 이야기를 하게 됐다.
그녀는 어떻게 보면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듯
보이지만 사실은 주도적이고 자신을 위해
늘 노력하고 정진하는 멋진 사람이다.
사람에게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
그래도 아픔을 딛고 자신의 길을 걷는다.
무엇보다 놀라운 건 그녀의 한국어 실력.
좋아하는 사람이 생겨 그것을 계기로
열심히 배우게 되었고, 또 워킹홀리데이
비자를 받아 무작정 떠나오기 까지 했다.
나도 어떻게 보면 현재 좀 비슷한 상황이기도
한 거 같네. 이래서 우리가 친구인가 ㅎㅎ;
아무튼 나는 그녀의 조용한 외면 속에서
활활 불타오르고 있는 열정이 너무 좋다.
언제 정말 다시 만나게 될 수 있을지
확신할 수는 없지만, 꼭 다시 그녀를 만나고 싶다 :)
좋은 벗이 있어 아침부터 더 행복해진 화요일!
고마워, 아야짱 ♥️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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